"교양 필독서 100선"은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선정한 필독서 100선을 대상으로 도서관 소장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소개되는 도서는 차례에 수록된 순서대로 배열되었으며, 각 도서별로 표지 이미지, 도서관 소장정보, 간단한 책소개를 제공합니다. |
독서는 예로부터 가장 기초적이고 손쉬운 교육 방법으로 이용되어 왔다. 그러면서도 그 효과가 지대하다는 것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그래서 ‘어떻게’ 읽히느냐보다는 ‘무엇’을 읽히느냐에 관심을 가지고 왔던 것 같다. 이른바 ‘고전’이라 칭해지는 책들은 그 ‘무엇’으로 선정된 정평이 나 있는 책들이다. ‘무엇’을 얼마나 읽히느냐 하는 문제는 대상이 한정되어 있을수록 정하기가 용이하다.
이번 교양 필독서 100선으로 선정된 책들은 대학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폭넓은 교양지식을 한창 필요로 하는 학부 1~2학년들을 대상으로 일독을 권할 만한 책으로 선정된 것이다. 그 전공 분야가 어떠하든 간에 인류의 학술(學術)을 주도해 온 저명한 인사들의 사상과 철학과 정서를 함빡 담고 있어 대학 신입생들의 지적․정서적 성장을 도와줄 수 있는 책들을 고르고 또 고른 것이다. 가히 ‘엄선’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그 선정에 정성을 기울였다.
우리의 선정에서는 '고전‘이라는 타이틀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 100선 중에서는 최근세의 저술도 포함되어 있고 품격 높은 문학 작품만이 아니라 예술적인 기준으로는 다소 거칠지만 한 번쯤 생각해 볼 인생의 문제를 담고 있는, 조금은 대중적인 소설도 있다. 그러면서도 철학, 사회, 과학, 예술, 문학, 교육학, 사회학에 이르기까지 각 방면의 대표적인 저술들을 골고루 포함하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실질적인 독서가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내용이 너무 고루하거나 어려운 책은 그 고전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배재하였다.
경희대 국제캠퍼스에서 ‘읽기 교육’ 즉 독서 교육이 제도적으로 시작된 것은 2004년 봄 학기부터였다. 당시 <사고와 표현>이라는 교과목으로 도입하면서 본격적인 학술적 글쓰기와 이의 바탕이 되는 사고력 증진을 위한 수업이 진행되었는데, 사고력 증진에 무엇보다 긴요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수업시간에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책읽기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도하기 위해서 몇 권의 책 목록을 주고 몇 가지 문제에 주안점을 두면서 개별적으로 읽게 한 후 서평 형식의 글을 과제로 써 내도록 했던 것이 출발점이 되었다.
여러 계열의 학생들을 두루 대상으로 하는 과목이었기 때문에 학생들의 전공 계열별 특성에 맞는 글쓰기와 발표․토론 지도를 하면서 학생들의 폭넓은 교양 함양과 사고력 배양을 목적으로 도서를 크게 인문․사회 계열, 자연과학 계열, 예․체능 계열의 도서로 대별하여 목록을 제시한 후 주어진 도서 목록 중에 자기 전공 분야의 도서 한 권과 타 전공 분야의 도서 한권을 선택하여 사고하면서 정독하도록 한 것이다.
당시의 목록은 <사고와 표현> 과목을 담당하던 몇몇 전임교수들과 담당 강사들의 합의에서 도출된 것이었고 초기에 각 계열별 4권씩 12권에서 출발한 도서가 학기마다 계열별로 한두 권씩이 달라져 총 도서 권수가 이십여 권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던 중 당시 교양학부 윤우섭 학부장님의 주관으로 어문학 관련 전공 교수 총 5인으로 구성된 교양 필독서 선정위원회를 조직하여 체계적으로 도서 목록을 선정해 이른바 필독서라 칭하여 책도 다량으로 구비하고 책의 내용에 관한 연구도 진행해, ‘무엇’만을 염두에 둔 독서 교육이 아니라 ‘어떻게’를 함께 고려하는 명실상부한 독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자는 데에 뜻을 모으게 되었다.
2005년 봄에 발족한 교양필독서선정위원회는 각 단과대학에서 학생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여러 전공의 교수님들에게 그 학문과 관련한 분야에서 권장 도서 목록을 작성해 줄 것을 의뢰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하여 국내 여타 명문 대학들에서 발표한 교양도서 목록 등을 두루 수집하여 방대한 목록을 확보하게 되었다. 그리고 몇 학기 동안 학생들이 즐겨 고른 도서 목록도 참고하면서 학생들의 일반적인 도서 선택 경향 등도 고려하였다. 꼬박 1년 가까이 걸려 수집한 목록에서 100선을 정하기가 어려워 2006년 초까지는 50선만을 선정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 많은 고심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리고 2006년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서 100선 선정을 마무리하였고 이 100선 도서에 대한 해설집을 발간하기로 결정하였다.
해설집은 책에 대한 전반적인 해설 외에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볼 문제’, ‘토론해 볼 문제’, ‘글로 써 볼 문제’등을 함께 두어 사고력 함양 교육과 말하기․글쓰기 교육과의 연계를 꾀하였으며 ‘더 읽어볼 책’을 함께 제시하여 확장된 독서에 이르도록 교육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였다. 또한 여러 판본이나 번역본이 있는 책의 경우 어떤 본을 읽는 것이 가장 좋을지에 대한 안내도 해설집이 해 줄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그리고 여러 필자들의 공동 집필로 한 권의 단행본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여 해설 내용의 전체적인 구성과 분량을 어느 정도 통일하는 집필 지침을 마련하였다. 이런 해설집의 구성과 체재가 결정되자 이런 작업을 가장 잘 해 주실 맞춤 집필자들을 선정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5인의 교수가 분야를 나누어 맡아 적임자를 물색하여 원고 집필 의뢰를 하였다.
원고가 수합되는 데에도 석 달여가 걸렸고 이제 조판 작업에 들어가 머지않아 한 권의 책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될 것이다. 감회가 새롭다. 그리고 이 책이 과연 그 본연의 소임을 다하게 될지에 대한 다소 설레고 불안한 마음도 든다. 아무쪼록 여러 집필자들의 정성과 노고가 헛되지 않게 대학 새내기들의 가슴에 파고드는, 구절들 하나 하나가 일침이 되고 살아 움직이는 안내서가 될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김정남 | 경희대학교 한국어학과